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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1

by 오직~ 2016. 1. 24.

동승신주 바다 동쪽의 오래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경계에 화과산이라는 산이 있었습니다. 그 산 위에는 신령한 돌이 하나 있었는데, 그 돌이 알을 하나 낳았고 그 알이 풍화되어 돌 원숭이로 변했습니다.

 

물 속에서 달을 건지는 꼴 (水中撈月)

 

 

달빛 아래 맑은 이슬 차갑고

광활한 천지에 티끌 하나 없네

깊은 숲에는 조용히 새들이 깃들고

샘의 발원지에서 물이 세차게 흐르네

반딧불이 날아 그림자 흩어지고

사람 인자로 열지어 지나는 기러기 떼 구름을 밀치네

시간은 바로 삼경

득도한 진인眞人을 뵐 때라네

月明淸露冷     八極逈無塵

深樹幽禽宿     源頭水溜汾

飛螢光散影     過鴈字排雲

正直三更候     應該訪道眞

 

 

맛이 있건 없건 고향의 물이다 (美不美 鄕中水)

친하든 친하지 않든 고향사람들이다 (親不親 故鄕人)

 

오늘 아침에는 오늘 취할 술이 있으니 문 밖의 시시비비는 상관하지 말자.

 

시와 술로 잠시나마 오늘의 즐거움을 꾀하려니 공명을 언제 이룰 거냐고 묻지 마라.

詩酒且圖今日樂     功名休問幾時成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으니

눈앞의 선악은 제 마음 따라 움직이는 것

선할 땐 부처도 되고 신선도 되거늘

악할 땐 털을쓰고 뿔이 돋지,

也能善     也能惡     眼前善惡憑他作

善時成佛與成仙     惡處彼毛竝帶角

 

 

고요함에 길들고 참됨으로 돌아와

習靜歸眞

 

 

오가는 것 자유로워 맘대로 노니니

두려움도 없고 수심도 없어라

극락에서는 모두 마음이 넓고 자유로우며

대천세계에는 봄가을도 없구나

去來自在任優游     也無恐怖也無愁

極樂場中俱坦蕩     大千之處沒春秋

 

 

사람에게 착한 소원이 있으면 하늘은 반드시 들어준다

人有善願     天必從之

 

 

사람 마음에 한 가지 염원 생기니

하늘과 땅이 모두 아네

선악에 응보가 없다면

하늘과 땅이 틀림없이 사심을 품은 것일 터

人心生一念     天地盡皆知

善惡若無報     乾坤必有私

 

 

만 리 안개 낀 강에 조각배 띄워

잔잔한 물 위에 외로운 쑥대처럼 떠다니면

서시의 목소리 휘감는 듯

생각과 마음 씻어 명예와 이익 하찮게 여기고

한가하게 여뀌 이삭과 갈대를 꺾네

갈매기 몇 마리 구경할 만하고

버드나무 늘어선 물가 갈대 우거진 굽이에서

처자식과 함께 즐겁게 웃네

문득 편안한 잠에서 깨어나니 풍랑은 잦아들고

영화도 치욕도 없으니 걱정할 것도 없구나

滌慮洗心名利少...

無榮無辱無煩惱

 

 

...

한껏 취해 소나무 그늘 아래 누우면

걸린 것도 막힌 것도 없고

인간세상의 성공도 실패도 상관하지 않는다네

...

酕醄醉了臥松陰     無掛碍     無利害     不管人間興與敗

 

 

...

개울 다리에 봄물 불어난 모습 유달리 좋아하고

산봉우리에 새벽 구름 자욱한 모습 가장 아끼지

偏愛溪橋春水漲     最憐岩岫曉雲蒙

...

이런 저런 말 많은 곳에 내 할 일은 없고

옳고 그름 따지는 곳에는 가본 적 드물다네

口舌場中無我分     是非海內少吾踪

...

봄산 적막하여 만나는 사람 하나 없네

春山寂寂沒人逢

 

 

,,,

문 밖 들꽃 향기롭고

뱃머리 푸른 물 잔잔하다

門外野花春艶艶     船頭綠水浪平平

 

 

하늘은 언제 바람 불고 구름 낄지 알 수 없고, 사람은 잠깐 사이에 복을 받기도 화를 입기도 한다.

天有不測風雲     人有暫時禍福

 

 

 

☆ 서유기 (2004 초판, 2014)

   - 오승은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김

      솔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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