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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

by 오직~ 2016. 2. 13.

"길은 '사이'에 있다"

이것과 저것, 두 양변을 고정시키는 의미망 자체를 의심하고 전복하는 사유라 할 수 있다. 즉 양변에 끄달리지 않고 둘 다를 벗어나 제 3의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利用'이 있은 뒤에야 후생厚生이 될 것이요, 후생이 된 뒤에야 정덕正德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 '쓰임을 이롭게(이용)' 할 수 없는데도 '삶을 도탑게(후생)' 할 수 있는 건 세상에 드물다. 그리고 생활이 넉넉지 못하면 어찌 '덕을 바르게(정독)' 할 수 있겠는가.

 

"갓난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는 이유는?"

하루 아침에 갑자기 탁 트이고 훤한 곳으로 나와서 손도 펴보고 발도 펴 보니 마음이 시원했겠지. 어찌 참된 소리를 내어 자기 마음을 한번 펼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존재와 우주의 마주침, 그 감동과 환희를 표현할 길이 울음밖에는 없는 까닭이다.

 

소위 <허생전>은 서재에서 심사숙고하여 쓰여진 것이 아니라 연경의 한 객관에서 여러 사람들 앞에서 '구술'된 것이다.

 

1900년경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창강 김택영에 의해 <연암집>이 간행되고, 이듬해 <연암속집>이 나왔다.

 

삶과 죽음에 대한 초연한 태도, 몸과 우주, 그 상생의 이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건 느긋함을 잃지 않는 낙관주의..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위험한 순간에도 존재와 삶에 대한 통찰을 놓차지 않는 것.

 

"차이를 사유하라"

우주의 변화는 실로 무상한 것이어서 하나의 단일한 척도로 수렴되지 않는다는 것.

 

생의 심연을 탐사하는 구도자

 

"그러니 세상에 착한 마음과 보살심을 지닌 형제들에게 말하노라. 환영에 불과한 세상에 몽환 같은 몸으로 거품 같은 금과 번개 같은 비단으로 얽어져서 기운에 따라 잠시 머물 뿐이니, 원컨대 이 거울을 표준삼아 덥다고 나아가지 말고 차다고 물러서지 말며 몸에 지닌 재산을 지금 당장 흩어서 가난한 자를 두루 구제할지어다."

 

 

 

 

 

☆ 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 (2012초판, 2014)

    - 고미숙 / 작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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