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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3권

by 오직~ 2014. 12. 2.

1. 미생

 

한발 낮은 자세는 생사가 무상한 바둑판에서 생존의 중요한 방법론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는 자신의 방패를 스스로 뚫어버렸다.

 

실리에 치우쳐 누추한 감이 있으나 삶을 보장하는 알토란 같은 곳.

 

상대가 터준 길이지만 굴욕감 따위를 느끼지 않고 기꺼이 산다. 바둑은 우선 살아야 한다.

 

실리의 길은 멋은 없지만 확실하고 예측 가능하다. 반대로 세력의 길은 웅장하고 화려하지만 한순간에 지푸라기만 남을 수 있다.

 

뻔한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사는 게 의외로 당연한 걸 마다해서 어려워질 수도 있는 것 같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어려워도 꼭 해야 하는 것.

쉬워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

 

 

2. 미생

 

상대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고 차분히 내 길을 간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선택은 없어. 그 선택에 책임을 지라구.

 

판이 안 좋을 때 위험을 감수하고 두는 한 수. 국면 전환을 꾀하는 그 한 수를 묘수 또는 꼼수라 부른다. 묘수 혹은 꼼수는 정수로 받습니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망설임 없이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봉위수기(逢危須棄)

위기에 처한 경우 불필요한 것을 버려라.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바둑이 있다.

 

솔직한 게 진실된 거라 생각하는 착각.

변명이나 핑계를 위해 언제든지 솔직할 수 있다. 진실과 별개로

 

바둑에 그냥이란 건 없어.

어떤 수를 두고자 할 때는 그 수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이 있어야 해. 그걸 '의도'라고 하지.

그냥 두는 수라는 건 '우연'하게 둔 수인데 그래서는 이겨도 져도 배울 게 없어진단다.

'우연'은 기대하는 게 아니라 준비가 끝난 사람에게 오는 선물같은 거니까.

 

폐석(廢石)은 그냥 버리고 요석(要石)은 반드시 살린다.

어느 것이 폐석이고 어느 것이 요석이냐. 그건 판이 정한다.

상황이 변하면 애지중지하던 요석도 순식간에 폐석이 되고 만다.

 

요석과 폐석을 한 눈에 알아보는 것이 안목이다.

 

바둑판 위에 의미없는 돌이란 없어.

 

돌이 외로워지거나 곤마에 빠진다는 건 근거가 부족하거나 수 읽기에 실패했을 때지.

 

곤마가 된 돌은 죽게 두는 거야. 단, 그들을 활용하면서 내 이익을 도모해야지.

 

전체를 보는 거야.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작은 패배를 견뎌낼 수 있어.

 

조용히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판 위에 놓인 돌의 마음(石心)을 들여다보고 돌의 소리(石音)에 귀를 귀울인다.

친구여, 나는 지금 제 길을 가고 있는 것인가.

 

 

3. 미생

 

말하지 않아도 행동이 보여지면 그게 말인 거여.

어른 흉내 내지 말고 어른답게 행동해라.

 

보이는 것이 보여지기 위해 보이지 않는 영역의 희생이 필요한 것이다.

 

유장하다.

지푸라기만 남을 수도 있는 허공에 모든 것을 건다.

 

신중이 지나치면 '소심'이 되는 법. 그게 항시 두렵다.

허나 어디까지가 신중이고 어디까지가 소심인가. 둘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성공하면 신중이 되고 실패하면 소심이 될 뿐이다.

 

무엇이 용기이고 무엇이 만용인가. 그 둘도 역시 백지 한 장 차이다.

 

당신은 실패하지 않았어. 실패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성공은 뭐냐에도 말할 수 있어야지.

어쩌면 우린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어가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

 

성공은요?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린 문제 아닌가?

 

 

 

 

 

☆ 미생 (2013/10)

    - 윤태호 / 위즈덤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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