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이 있으면
아침 먹고 나선다.
집 가까운 운동장 벤취로.
친구가 있어도 없어도 말이 없기는 매한가지
당신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쌓이는건 어린애처럼 노여움이고
혼자서 하는 일이란 그저 이곳에 나와 앉았는 것 뿐
무엇을 하기에도 힘겹고 하기도 어렵고...
세상 끝나는 날까지 사람에게 맞춤한 것은
옛날처럼 시골풍경에서 사는 일 아닐까
수족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집 가까이 채마밭에서 흙을 만지며 꿈적거릴 수 있으니
비바람과 햇볕과 綠陰과 찬서리와,,자연과 직접 맞닿은 채 살 수 있는 그런 공간!
'늙음'을 예찬할 수 있겠는가
애면글면 살아온 한 평생이 무엇인가 자꾸 되물어지는 일이 잦아질 뿐
당신이 바라보는 그 곳
나 또한 망연자실 바라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