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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상실의 시대

by 오직~ 2016. 12. 24.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자아의 무게에 맞서는 것인 동시에 외부 사회의 무게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것은 참 가슴 아픈 일이지만, 누구도 그싸움에서 살아남게 되는 건 아닙니다.


신께서도 불행한 사람이 하는 말에는 귀 기울이려 하지 않으신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신사야.


우리는 확실히 자신의 비뚤어짐에 잘 순응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 그래서 그 비뚤어짐이 불러일으키는 현실적인 아픔이나 고통을 적절하게 자기 안에 자리 잡게 할 수 없어서, 또 그런 것에서 멀리 떨어지기 위해서 이곳에 들어와 있는 셈이야.


뭐든지 정직하게 말해. 그게 가장 좋아. 혹 그 말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더라도 , 아니면 아까처럼 다른 사람의 감정을 흥분시키는 결과가 되더라도 긴 안목으로 보면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야.


자기 자신을 동정하지 마라.


난 계속 살아가기 위한 대가를 치러야만 해.


비스킷 통에 여러 가지 비스킷이 가득 들어 있는데,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만 자꾸 먹어버리면 나중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거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통이라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게 제일이야. 희망을 잃지 말고 엉킨 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거지. 사태가 아무리 절망적으로 보여도 실마리는 어딘가에 있게 마련이니까. 주위가 어두우면 잠시 동안 가만히 있으면서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듯이 말이야.


그런 식으로 고민하지 마. 놔둬도 만사는 흘러가야 할 방향으로 흘러가고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사람은 상처 받을 땐 어쩔 수 없이 상처를 받게 마련이야. 인생이란 그런 거야.






☆ 상실의 시대 (초판1989...  2013)

    - 무라카미 하루키,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





공부가 때가 있듯이

책이란 것도 제 때에 읽어야 제 맛을 아는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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