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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상 2015. 10

by 오직~ 2015. 10. 31.

열정적인 증오는 공허한 삶에 의미와 목적을 줄 수 있다.

 

에릭 호퍼 "맹신자들" 중에서

 

 

호퍼는 "군중이 대중운동에 매혹되고 빠지는 것은 그것이 제공하는 약속과 교리 때문이 아니다. 개인의 무력한 존재감과 두려움, 공허함을 피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따라서 대중운동에 잘 휩쓸리는 사람은 아주 가난한 사람들은 아니다. 호퍼는 "아무 것도 갖지 못한 사람보다는 많이 갖고 있으면서 더 많은 걸 갖고 싶어하는 사람의 욕구불만이 더 크다."고 말한다. 소속감과 동지애를 구하기 위해, 또는 단순히 삶의 따분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도 많다. 그것이 현실세계의 집단이건 사이버세계의 집단이건, 열정적 증오의 발산은 자신이 소속된 집단에서 인정 욕구를 충족하는 주요 수단이 된다.

호퍼는 "이것이다"보다는 "이것이 아니다"가 늘 더 강력한 동기를 유발한다고 말한다. 즉 '긍정'보다는 '부정'의 힘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열정적 증오는 그런 부정의 힘이 극대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거가 네거티브 공세 위주로 전개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대중운동이 시작되고 전파되려면 신에 대한 믿음은 없어도 가능하지만 악마에 대한 믿음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중운동의 힘은 대개 악마가 얼마나 선명하며 얼마나 만져질 듯 생생한가에 비례한다. .....공동의 증오는 아무리 이질적인 구성원들이라도 하나로 결합시킨다. .....증오는 우리의 부적합함, 쓸모없음, 죄의식, 그 밖의 결함을 자각하지 못하게 억누르려는 필사적인 노력의 표현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나쁘기만 한 적보다는 장점이 많은 적을 증오하는 편이 쉽다. 경멸스러운 상대를 증오하기는 어렵다."

 

 

 

 

인물과 사상 2015.10

    - 인물과 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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