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 그 날 같은 것처럼
그 해가 그 해 같은 상차림!
별것 아닌 듯해도 사나흘은 준비하고 챙겨야
번듯하게 조상님께 올리는 차례상이 차려진다.
그저 해마다 해 온 일이려니 무심히 일에 매달리고
초하루 아침이면 부산하고 깔끔하게
상 위에 음식들을 올려놓고 차례 지낸다.
이십분은 될까~
잠시 조상의 예는 치뤄지고
음식은 정리되고
일년에 두번 쓰는 제기는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그리고는 식구들 모여 아침 식사!
그 해가 그 해 같다고는 했으나
차례상 앞의 얼굴들은, 그 해 식구들의 모습은
느리게 변화가 있다.
이민 간 아들로 식구는 줄고
차례상에 음식이 놓이는 자리로 실갱이하던
부모 당신들은 주름이 늘어
왠지 기운없는 행사치레가 되가고
호기롭게 마시던
음복주의 시끌벅적한 맛이 사라지고 있으니..
세월이 더 흐르면 어떤 하루가 될까
음식 만들고 손님 맞느라
정신없는 새해의 첫 날이
부모 세대에서 끝맺음을 하면
고요로운 첫 날을 맞는 마음이 고요할까
세월은 흐르고
부모는 늙는다
자식인 나도 늙어가는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