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길에 나서면 어디서나 ‘눈부신 서울’
성북파출소 앞 건널목을 건너 오른쪽으로 조금 가다 보면 길 건너편에 한양도성 성곽길이 보인다. 성곽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한양도성 성곽길 백악산 코스다. 한양도성 북대문인 숙정문과 백악산 정상을 지나 한양도성 북소문인 창의문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 길에서 처음 만나는 전망 좋은 곳이 한양도성 성곽 암문 밖이다. 성곽에 난 문 없는 작은 출입구로 나가면 성북동 북정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문에서 성곽을 따라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서 전망을 즐긴다. 눈 아래 보이는 달동네와 산보다 높이 솟은 아파트 단지가 대조적이다.
세번째 전망 좋은 곳은 말바위 전망대다. ‘서울시 우수 조망명소’ 안내판이 있다. 조선 시대 양반들이 말을 타고 올라와서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눈 아래에 푸른 숲이 넓게 펼쳐진다. 숲이 끝나는 곳부터 도심의 빌딩 숲이 숨 막히게 들어섰다. 경복궁, 세종문화회관, 세종로와 서울의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도심에 솟은 남산이 보이고 청계산과 관악산이 멀리서 서울을 호위하듯 버티고 선 모습이 당당하다.
말바위 전망대에서 다시 성곽길로 돌아와서 성곽을 오른쪽에 두고 걷는다. 말바위쉼터에서 간단한 출입신고서를 작성하고 숙정문으로 향한다. 숙정문은 한양도성의 북대문이다. 1396년 준공된 뒤, 1413년에 한 풍수지리가가 ‘북대문을 개방하면 한양의 지맥이 상한다’고 하여 통행을 금지했다. 그 이후 2006년 일반에 개방하기 전까지 약 600년 동안 공식적으로 일반인들은 다니지 못했다.
네번째 전망 좋은 곳은 백악곡성이다. 백악산 성곽길에 숨은 명소이자 최고의 조망지이다. 북서쪽으로 머리를 내민 백악곡성에서 보면 시야가 270도 트인다. 보현봉에서 서쪽으로 내달리는 북한산 능선이 보인다. 그 늠름한 품에 평창동과 부암동이 안겼다. 몸을 돌려 옆을 보면 성북동 일대가 보이고, 또 다른 시야에는 백악산에서 인왕산으로 이어지는 한양도성 성곽과 남산, 그리고 그 안에 자리 잡은 서울의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모든 풍경 가운데 압권은 경복궁과 광화문, 세종로가 일직선으로 보이고, 멀리 관악산이 서울을 비호하듯 우뚝 솟은 장면이다.
백악곡성에서 내려와 백악산 성곽길에서 두번째 높은 봉우리인 청운대(293m)를 지난다. 성벽에 새겨진 글자가 눈에 띈다. 공사 구역을 담당한 군현과 공사한 날짜, 공사 책임자의 직책과 이름을 새겨넣은 것이다. 한양도성 성곽을 쌓던 조선 초기에 이른바 ‘공사 실명제’를 했던 것이다. 한양도성 성곽을 97개 구간으로 구획하고 천자문 순서대로 표시했다.
백악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이지만 전망은 좋지 않다. 오히려 정상으로 올라가기 바로 전 성곽에서 보는 전망이 좋다. 바로 그곳이 다섯번째 전망 좋은 곳이다.
형제봉, 보현봉, 문수봉, 승가봉, 사모바위, 비봉, 향로봉, 족두리봉으로 이어지는 북한산 능선이 불광동 쪽으로 잦아든다. 그 산줄기에 기댄 사람 사는 마을이 순해 보인다.
창의문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내리막 계단이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보는 전망은 다 좋지만, 인왕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바위절벽에 쌓은 한양도성 성곽이 주변 산세와 어울린 풍경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그곳이 한양도성 성곽길 백악산 구간의 마지막 전망 좋은 곳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에 보이는 인왕산 바위절벽을 타고 오르는 성곽은 인왕산 능선을 따라 서대문 방향(한양도성 서대문인 돈의문 방향)으로 이어진다.
※ 말바위쉼터~창의문 탐방 시간은 3~10월 오전 9시~오후 6시(입장은 오후 4시까지). 11~2월은 오전 10시~오후 5시(입장은 오후 3시까지)다. 창의문 출입구와 말바위쉼터에서 출입신고서를 작성하고 신분증을 확인받은 다음 명찰을 받아 매고 다녀야 한다.) 매주 월요일은 입산 휴식일이다.
http://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21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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