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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찾아서

버드맨 _ 알레한드로 곤잘레츠 이냐리투

by 오직~ 2015. 3. 5.

 

감독 : 알레한드로 곤잘레츠 이냐리투 2014

배우 : 마이클 키튼(리건), 에드워드 노튼(마이크), 엠마 스톤(샘), 나오미 왓츠(레슬리),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로라)

20150305 서울극장

 

 

 

"가부좌를 틀고 공중부양한 남자의 등을 비추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초능력자? 외계인? 남자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끊임없이 대화한다. 투명인간? 텔레파시?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니 연기자 대기실이다. 남자는 연극 출연을 앞둔 배우. 한때 슈퍼히어로 ‘버드맨’으로 큰 인기를 누리던 할리우드 톱스타였으나, 지금은 잊혀진 존재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생애 첫 연극에 도전하며 꿈과 명성을 되찾으려 한다.

<버드맨>은 퇴물 배우 리건 톰슨(마이클 키턴)이 남은 재산을 모두 털어 연극을 제작하며 생애 마지막 도전에 나서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언뜻 휴먼 드라마처럼 들리지만, 알고 보면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 조롱을 달콤하고 쌉싸름한 다크 초콜릿마냥 겹겹이 바른 블랙 코미디다. <헝거게임> <엑스맨> <어벤져스> 같은 실제 영화 제목을 입에 올리며 블록버스터에만 골몰하는 할리우드를 조롱하고, 연극 도전을 앞둔 리건을 인터뷰하면서 “동안 피부를 가지려고 새끼돼지 정액을 주사했다는 소문이 맞느냐?”거나 <버드맨> 속편 얘기에만 귀를 쫑긋하는 기자들을 비아냥댄다.

브로드웨이도 풍자의 대상이다. 연극판의 스타 마이크 샤이너(에드워드 노턴)는 “모든 연기는 사실이어야 한다”는 연기철학을 내세워 무대에서 실제로 술을 마시고 상대역이자 연인인 레슬리(나오미 왓츠)와 연기가 아닌 실제 정사를 나누려 한다. 예술이라는 명분 아래 돌출행동을 서슴지 않는 마이크 때문에 톰슨은 골머리를 앓는다. 저명한 비평가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크는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거짓말도 불사한다. 마이크를 한껏 치켜세운 기사를 쓴 비평가는 할리우드 출신인 리건을 노골적으로 경멸하며 “악평으로 연극을 망하게 만들겠다”고 경고한다.

겉치레와 선정적 자극만을 좇는 대중과 에스엔에스(SNS) 문화에 대한 시선도 날카롭다. 리건의 딸이자 매니저인 샘(에마 톰슨)은 말한다. “이건 60년 전에 쓰인 책을 각색한, 늙은 백인 부자들을 위한 연극이고, 그들 관심사는 끝나고 어디서 커피 마시는지예요.” “세상은 아빠를 벌써 잊어버렸다고요. 아빠가 대체 누구죠? 블로그, 트위터를 싫어하고, 페이스북도 안 하잖아요. 아빠는 존재가 없다고요.” 그런 리건이 우연한 사고로 팬티 바람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영상이 돌자 대번에 트위터 스타가 된다.

막다른 구석에 몰린 리건이 버드맨이 되어 뉴욕 도심 상공을 날아다니는 장면에 다다르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모를 지경에 이른다. 현실과 비현실, 진짜와 가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결코 가볍지 않은 성찰을 담아낸 이야기의 흐름도 뛰어나지만, 독특한 카메라 움직임도 그에 못지않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끊김 없이 이어진 ‘원테이크’처럼 보이게 만든 촬영기법은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카메라를 잡은 엠마누엘 루베즈키 촬영감독은 <그래비티>로 지난해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 22일(현지시각) 열린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버드맨>으로 촬영상을 수상했다.

<버드맨>은 이날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까지 알짜배기 트로피를 쓸어담으며 4관왕에 올랐다. <21그램> <바벨> <비우티풀> 등으로 유명한 멕시코 출신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첫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으로 새로운 거장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시상식 사회를 본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는 흰 팬티와 검은 양말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해 <버드맨>의 한 장면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이날 시상식 주인공은 <버드맨>이었다.

주연을 맡은 마이클 키턴은 영화 속 리건과 놀랄 만큼 처지가 닮았다. 그는 실제로 1989년 <배트맨>과 1992년 <배트맨2>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지 못하고 대중으로부터 잊혀졌다. 그러다 마치 자신의 얘기를 담은 듯한 <버드맨>으로 20여년 만에 비상하며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비록 강력한 후보로 꼽혔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인생의 연기”라는 극찬이 끊이지 않는다. 브로드웨이에서의 도전을 통해 연기의 새로운 경지에 오른 리건처럼 마이클 키턴도 이 영화로 새로운 경지에 올랐다.

이야기, 영상과 더불어 영화음악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천재 드러머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멕시코 출신의 안토니오 산체스는 이냐리투 감독의 부탁으로 난생 처음 영화음악을 맡았다. 오로지 드럼 연주만으로 이뤄진 영화음악은 관객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든다. 가수 윤종신은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버드맨’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월간 윤종신 2월호>라는 타이틀의 디지털 싱글로 오는 27일 발표할 예정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679519.html

 

 

 

 

http://blog.naver.com/lifeisntcool/220292632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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