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가슴 아프게 영화를 보고 그 아픈 가슴으로 먹먹해지면 그 뿐이라는 생각,,
독후감 쓰듯 감상을 늘어 놓는 일이 쓸데없다는 생각,,
삶이라는 굳건한 벽 앞에 눈물겹게 버티는 16세 소년의 생존기
누구에게나 생존이지만 여린 청춘이라서 슬프다.
십대 영화속에서 늘 보던 '폭행'이 아닌 이런 모습의 폭행도 있구나!
김태용이라는 이름에 속았다. 그러나 속길 잘했지.
" ‘까불쟁이 전담’ 최우식의 재발견
소년에게 삶은 늘 숨이 차다. 돈을 버는 대신 어떻게든 잉여인간으로 살아가려는 아버지, 자식을 내팽개치고 지방으로 가버린 어머니, 철없고 어린 동생까지…. 가족이 소년에게는 오히려 짐처럼 느껴질 뿐이다. 스스로 고아가 된 소년은 갈 곳이 없다. 천주교의 후원을 받는 보호시설 ‘이삭의 집’에 머물고 있지만, 나이가 차 곧 떠나야 할 처지다. 차가운 세상으로 내몰리지 않기 위해 소년은 믿음도 없이 신부가 되기를 소망하고, 차갑기만 한 원장부부를 “엄마·아빠”라고 부르며 살갑게 군다. 하지만 소년의 내면은 황량하기만 하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시설의 구호물품을 빼돌려 팔고, 시설에 남기 위해 곤란에 처한 친구를 철저히 외면한다.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세상에 부대끼는 소년은 몸은 웃자랐지만 마음은 아직 보호가 필요한 아이일 뿐이다.
김태용 감독의 영화 <거인>은 10대 소년 ‘영재’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왕따, 자살, 폭력, 성폭력 등 10대를 다룬 기존의 영화와는 그 결을 완전히 달리한다. 주인공 영재는 사춘기의 성장통보다는 삶의 고통과 쓴맛을 먼저 배운 소년이다. 영화는 그런 영재의 모습을 통해 사회와 가족이 보듬어주지 않는 10대들의 심리를 날 것 그대로 펼쳐 보인다. 청소년기를 그룹홈에서 보냈다는 김태용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 있어선지 영화는 아프도록 섬세하고 날카롭다.
첫 주연작인 영화 ‘거인’서
짐스러운 가족 스스로 등진
소년의 상처입은 내면 묘사
‘제2의 하정우·이제훈’ 호평
김태용 감독 “감정 잘 비워”
24살, 어린 배우의 성장 놀랍다
<거인>의 가장 큰 수확은 영재 역을 맡은 24살 배우 ‘최우식(사진)의 재발견’이다. 10대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다른 작품들에 견줘 소재와 주제가 차별화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첫번째 미덕이라면, 최우식의 연기는 그에 못지않은 두번째 미덕이다.
최우식은 2011년 드라마 <짝패>에서 귀동(이상윤)의 아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옥탑방 왕세자>, <운명처럼 널 사랑해>, <특수사건 전담반 TEN>,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이어 최근 <오만과 편견>에 이르기까지 주로 톡톡 튀고 유쾌한 조연으로 시청자·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렇게 ‘연기자’라기보다 요즘 뜨는 ‘아이돌’에 가까운 이미지를 풍겼던 그가 첫 주연작인 <거인>을 통해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쳐 보인다. “갖고 싶다” 대신 “갖고 싶은 것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원장보다 먼저 걸레를 집어드는 눈치를 가진 영재, 그러면서도 누명을 쓴 친구 범태(신재하)의 불행에 침묵하며 그를 밀어내는 ‘서글픈 영악함’을 지닌 영재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위태로움을 꾹꾹 눌러담으며 오직 불안한 눈빛으로 영재의 심리를 담아내는 절제된 연기도 발군이다. 많지 않은 대사지만 한마디 한마디는 가슴에 꽂힐 만큼 절절하다. “미안하다”는 엄마에게 “우린 어디로 돌아가라는 말이냐”고 따져묻는 장면, 눈물을 글썽이며 돌아서 “출발하자”고 말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슬픔을 넘어선 먹먹한 통증이 느껴진다. 그가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제1회 올해의 배우상’을 거머쥐며 “<용서받지 못한 자>의 하정우, <파수꾼>의 이제훈을 이을 신예”라는 호평을 받은 사실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최우식은 학창시절을 줄곧 캐나다에서 보냈다. 한국의 10대 정서에 익숙하지 않을 그가 영재라는 캐릭터를 이토록 촘촘하게 표현해 낸 것이 놀랍다. 최우식은 시사회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캐나다에서 지내며 느꼈던 이방인의 느낌과 영재의 느낌에서 비슷한 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용 감독은 “최우식은 감정을 잘 비우는 배우라는 것이 큰 장점이다. 감정을 비운 상태에서 순간 순간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영화에 딱 어울리는 영재의 심리적 온도를 잘 포착해 낸 셈이다.
<거인>은 뛰어난 작품성 못지 않게 최우식의 연기로 더 주목을 받을 듯 하다. 이 영화를 통해 이미 ‘작은 거인’으로 우뚝 선 최우식은 다음 작품에서 얼마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까"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662909.html
감독 : 김태용 2014作
배우 : 최우식(영재), 김수현(영재 아버지), 장유상(민재), 강신철(원장), 신재하(범태), 박주희(윤미), 이민아(원장모)
씨네큐브광화문 201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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