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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말랑말랑한 힘이 필요하다 - 함민복

by 오직~ 2014. 6. 17.

 

 

http://www.hani.co.kr/arti/SERIES/503/641190.html

 

 

 

 

결국

도시에서의 삶이란 벼랑을 쌓아올리는 일

24평 벼랑의 집에 살기 위해

42층 벼랑의 직장으로 출근하고

좀더 튼튼한 벼랑에 취직하기 위해

새벽부터 도서관에 가고 가다가

속도의 벼랑인 길 위에서 굴러떨어져 죽기도 하며…

 

(함민복 시 ‘옥탑방’ 중에서)

 

 

 

손가락이 열 개인 것은
어머니 뱃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
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성선설’ 전문)

 

 

 

나는 나를 보태기도 하고 덜기도 하면서
당신을 읽어나갑니다

 

나는 당신을 통해 나를 읽을 수 있기를 기다리며
당신 쪽으로 기울었다가 내 쪽으로 기울기도 합니다.

 

상대를 향한 집중, 끝에, 평형,
실제 던 짐은 없으나 서로 짐 덜어 가벼워지는

 

(‘양팔저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