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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최악의 대통령 - 박노자

by 오직~ 2014. 1. 6.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16853.html

 

 

 

대통령은 누가 되든 1997년 이후로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한 번도 바뀌거나 수정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금 문제가 된 철도를 보라. 철도청을 철도공사로 바꾸는 등 대자본이 철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최초로 만들어낸 것은 노무현 때였다. 또 고속철도 여승무원의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다단계 간접 고용도 노무현 때에 이루어진 것이고, 여승무원들이 2006년 이후로는 몇 년간 이에 맞서서 투쟁을 했는데도 ‘민주적’ 정권으로부터 받은 것은 탄압밖에 없었다. 2009년에 철도 파업을 탄압해서 169명의 해고자를 만든 것은 이명박이었다. 오늘날 파업은 바로 이와 같은 과정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고, 2000년대에 접어들어 민영화 입법 철회를 위한 최초의 철도 파업은 김대중 시절인 2002년에 이미 일어난 바 있다. 과연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김대중이나 노무현과 같은 자유주의 정권과 그 후의 극우정권의 차이는 그렇게까지 클까?

 

형식적 민주화 이후의 지난 25년을 통째로 돌아보면, 이 정도로 시대착오적이고 비상식적인 권력이 태어난 것은 처음인 듯하다. 사실, 이와 같은 수준의 극우정객이 정당 당수, 그리고 대통령 후보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은 한국 정치에 최고 선거직을 지향하는 정치인의 ‘품질’을 검증하는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검증 시스템이 작동되었다면, 차후 보수에도 재앙이 될 ‘박근혜 집권’이라는 이름의 필패의 희비극을 사전에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박근혜에 비하면, 남북기본합의서의 체결에 나선 노태우나, 김일성과 정상회담을 하려고 했던 김영삼마저 통일지향적 진보정치인으로 보일 정도다. 촛불 사태에 밀려 대운하 등 가장 망상적인 계획들을 그래도 철회하거나 대폭 수정한 이명박은 소통할 줄 아는 정치인으로 보일 정도다. 사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들’, 곧 재벌의 대주주들은 박근혜의 대통령직 수행 능력 수준이 다 들통난 지금쯤에 그들의 마름 격인 그녀를 해임해야 하지 않을까를 신중히 고려해볼 만하다. 이렇게 가다가는 종국에 가서는 그들의 부까지 ‘안녕’하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