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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by 오직~ 2012. 5. 29.

잘 가시게~

 

순간순간을 알차게 누려 너와 함께 했던 30일이 언제나 그랬었던 것처럼 익숙했었는데

이제 네가 살 곳으로 갈 때가 되었군.

마지막 휴가 받은 셈치고 느긋하게 보냈으면 좋았으련만 마누라 자식 두고 너 홀로 들어와 있었으니 편치만은 않았겠지.

 

이곳에서 한 달, 다시 모친 모시고 네가 사는 그곳에서 한 달을 살게 되었으니

오리대장 가시고 이제 구순을 바라보는 노모에게 마지막으로 효도할 기회가 생긴 셈이네.

 

부디 건강하게 즐겁게 한달여 의 시간을 보내시라.

이국에 생떼같이 귀한 아들 내보내고 그리워하다가 이제 자식 사는 모습보러 나가게 되었으니 좋으시기도 하겠지!

 

노인의 행동에 너무 끄달리지도 말고 상처 받지도 말고 화내지도 말고 (참으로 험난한 일이다만 젊은 사람이 노인과 함께 지내는 일이...부모라도 말이다.)

유별난 모친 성격 그려러니 하고 모처럼 외국 나들이도 겸해서 너의 사는 모습을 보여 드려라.

 

까탈스럽긴 과년한 딸년들도 만만치 않았으니 사는게 버거운 것이 어찌 젊은 우리 뿐이었겠나.

나이 많은 엄니 탓만 할 수도 없는 일. 어른도 어른으로서의 외로움이 크셨겠지.

 

어쩌면 당신도 새로운 세상 보고 꿈에도 그리운 손주들 만나고 오시면 홀가분히 즐겁고 평안하게 여생을 사시겠지.

 

다녀오시고 난 후의 나날들이야 이제 당신의 몫인 것이고!

 

앞으로 긴 시간 각자의 생활에 충실하고, 그리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시 만나자!

 

이만큼 살아왔고 이만큼 살아갈 수 있으니 참으로 서로에게 고마운 우리는 행복한 가족인 게 분명하다.

그 분명한 행복에 겨워 때로 투닥거리긴 하지만...

 

잘가라!

서로 챙기느라 조바심치던 순간들을 잘 다독여서 성숙한 사람 되어, 가족이 되어 다시 만나야지.

건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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