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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찾아서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_ 바흐만 고바디

by 오직~ 2010. 1. 22.

 

황량한 화면 가득

메마른 나무들과 쌓인 눈, 비바람과 눈보라, 허허벌판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이

사람에게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 있는 시간이다.

아버지는 밀수하다 지뢰 밟아 죽고

누나는 시집에 팔려가고

아픈 동생을 위한 수술비를 벌기 위해

삶의 전장터로 나간 '아윱'은

생각할 여지도 없이 죽음의 길로 내딛는다-

두번을 보아도 가슴 무거운,,

아픔과 추위로 만들어진 영화!

나라없는 쿠르드족의 쫓기듯 사는 삶이

어린 아이들의 표정없는 표정에 어두움으로 그려져 있다.

 

 

 

......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은 이란의 쿠르드 족 최초의 감독이 만든 최초의 영화이다. 키아로스타미가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에서 아름답게만 바라봤던 쿠르드의 마을, 그 안의 비극적인 삶으로 카메라를 깊숙하게 들이대었다. 그곳에는 눈으로 길이 끊어져야 비로소 밀수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폭설을 기다리는 아이들, 노새와 말조차도 술에 취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혹독한 추위, 술에 취해 갈지자로 비틀대는 말고삐를 따뜻한 장갑 하나 없이 바투 쥐는 아이들이 있다. 흰 눈으로 덮인 험준한 산악지대는 어떤 영화 속의 설경보다 스펙터클하고 아름답지만 아윱을 비롯한 쿠르드 밀수꾼 아이들의 삶으로 한 발짝만 다가가보면 금방 살풍경이 되고 만다. 이런 풍경은 쿠르드 인들의 삶의 속살을 아무런 여과 없이 그대로 그러낸다. 영화의 배경이 된 고원 산악 지대는 오랜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피폐해진 지역이다. 전쟁으로 집들도 파괴되고 가축들과 땅까지 다 팔아버려 생계는 막막하다, 넓은 농토가 있었지만 지뢰들이 너무나 많이 깔려 있어 손을 댈 수가 없다, 겨울이면 길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온 세상을 뒤덮어버리는 눈보라, 말조차도 술을 마셔야 견딜 수 있는 혹독한 추위... 이 지역에 사는 쿠르드인이 가진 삶의 조건이다. 여기서 그들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생존수단은 밀수다. 이란과 이라크의 국경을 불법으로 넘나들며 이런저런 잡동사니들을 갖다 팔면서 이들은 생계를 유지해간다. 밀수꾼 행렬 속에는 10살 남짓한 꼬마들도 섞여있다. 이 지역에 사는 어린이들의 삶은 어른의 그것보다도 더욱 혹독하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아이들의 모습은 이 지역의 쿠르드 사회의 삶이 어느 정도까지 피폐되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

 

 

 

감독 : 바흐만 고바디 2000作

배우 : 아윱 아마디(아윱), 아마네 에크티아르-디니(아마네), 마디 에크티아르-디니(마디), 로진 요우네시(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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