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이
실감나는 밤
아파트 창 밖으로 바람소리 심상찮다
계절은 삶을
흔들리는 바람소리로 다독여 주는데...
사람 사는 세상
오늘도 흘렀다
속수무책으로...
산은 산이요! 물은 물!
아무래도
말을 할 수 없는 천벌을 받으며 사는거다
침묵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할 말이 입 안에 맴돌다
결국 그 한 마디 내뱉지 못하는 이유는
...
그 말들이 나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내 몸을 옭아매서 꼼짝 못하게 하는
옳고 그른 진실들 때문이다
저마다 잘난체 떠드는 한마디
끽 소리 못하는 이유는
그 말들이 옳고
그 말들이
그르기 때문이다
남들은 스스로 쏟아낸 말들처럼
그렇게
살고 있는걸까
점점 말없음은 깊어만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