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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열흘 간의 만남

by 오직~ 2010. 1. 5.

 

求者捨者 皆是染汚

'구하는 것이나 버리는 것이나 다 자기를 더럽히는 것이다'라는 말인데

 

불교에서 무소유를 말하는 것은 소유 자체를 부정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소유에서 오는 집착을 끊으라는 것입니다.

사심없이 정직하게 사는 것이 무소유이고 무집착이라는 말입니다.

 

생각은 전광석화와 같아서 말이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에 비친 달그림자는 그것을 볼 수는 있어도 손으로 건져 낼 수는 없습니다.

손을 물에 담그는 순간 달그림자는 부서지고 마는 것이지요. 이 부서지기 이전의 상을 시로 담아낸다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오현스님)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그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靑山兮要我以無語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蒼空兮要我以無垢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 놓고      聊無愛而無惜兮                  애오라지-료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如水如風而終我

(고려 나옹선사) 

 

 

 

 ☆ 열흘 간의 만남

     -  신경림 시인/오현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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