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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찾아서

해피엔드 _ 미카엘 하네케

by 오직~ 2019. 6. 24.

영화 속 ‘로랑’ 가는 프랑스 칼레 지방의 유지이자 건설업으로 부를 축적한 부르주아이다. ‘로랑’ 가의 구성원으로는 집안의 기둥이자 최고령자인 ‘조르주’, 건설회사 CEO인 맏딸 ‘앤’, 유능한 외과 의사 ‘토마스’, 그리고 앤의 아들이자 하나뿐인 후계자 ‘피에르’가 있다. 영화는 토마스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쓰러진 전 아내를 대신하여, 자신의 딸 ‘에브’를 데리고 ‘로랑’ 가에 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로랑’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된 에브는 고상한 줄로만 알았던 가족들의 이중성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자살을 몇 번이고 시도하다 실패한 조르주, 아들 피에르에 대한 강한 집착과 애정을 갖고 있는 앤, 두 번째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바람을 피는 토마스, 가문을 이을 의지가 없는 피에르, 그리고 약물로 엄마를 죽음에 이르게 한 에브까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우아함을 가장한 그들의 위선을 한 꺼풀씩 벗겨낸다.
이 영화의 제목인 <해피엔드>도 ‘해피 엔딩’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행복(happy)이 끝난다(end)는 의미에 더 가깝다.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 다른 끝을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도 제목이 가진 이중성이 나타난다. 조르주가 간절하게 바랐던 결말은 죽음이었으나, ‘로랑’ 가족들은 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다. 영화 <해피엔드>는 인터넷으로 전세계가 연결된 이 시대에 진정한 사회적 관계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해피엔드>를 통해 조각조각 잘린 이야기를 꿰매어 인간관계의 단절과 소통의 부재에 대해 묘사했다.
미카엘 하네케의 강박적인 리얼리즘 속에는 언제나 휴머니즘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끔찍하고 불편한 현실을 영화에 담아내어 그것을 이해하려고 한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영화의 소재로 삼는 것은 언제나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육체적, 정신적인 폭력이 하네케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도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고통이기 때문이다. 미카엘 하네케는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끼는 것에 마주하려 하고 그것이 자신이 영화 감독으로서 지닌 소명이라 말한다.
“저는 언제나 현실에 가까워지려 노력하고, 모순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렇기에 저에게영화란 진실을 위한, 혹은 진실을 찾기 위한 초당 24개의 거짓말입니다.”


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50988






감독 : 미카엘 하네케 2017

배우 : 이자벨 위페르(앤 로랑), 장 루이 트린타냥(조지 로랑), 팡틴 아흐뒤엥(이브 로랑), 마티유 카소비츠(토마스 로랑), 프란츠 로고스키(피에르 로랑)

20190624 서울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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