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미셀 프랑코 2015作
배우 : 팀 로스, 비트시 툴로치, 클레어 반 더 붐, 조 산토스, 카리 콜맨
20160414씨네큐브광화문
"삶과 죽음에 대한 가장 우아한 통찰!
자신의 인생을 대신해 환자의 꺼져가는 삶이 필요했던 남자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간호사, 데이비드.
그는 누구보다 자신의 환자들에게 헌신하며, 다른 간호사들과 달리 환자들의 삶에 아주 깊숙이 개입한다.
자신이 맡은 환자에 따라 아픈 아내를 잃은 남편이었다가,
죽은 형을 그리워하는 건축가가 되기도 하는 그는 정작 본인의 삶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런 데이비드의 태도가 과하다고 생각한 환자의 가족들은 우연한 사건으로 인한 오해로
그를 환자 학대로 고소하고, 결국 그는 직장을 잃게 된다.
이후 그를 믿는 지인의 소개로 다시 간호 일을 이어나가는 데이비드.
하지만 새로운 환자는 그의 과거를 캐내려 하고,
심지어 과거를 이용해 그가 감당하기 힘든 요구를 하기 시작하는데…… "
"영화는 암전된 화면 속에서 들려오는 어떤 소리로부터 시작된다. 쌩쌩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처럼 들리지만, 컷인되면 그것이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세찬 물소리임이 드러난다. 그와 동시에 샤워기 물을 맞는 것조차 힘겨워 보일 정도로 앙상한 여성의 몸이 나타난다. 그 옆에는 그녀를 씻기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호스피스 간호사 데이비드(팀 로스)다. 그는 환자의 몸을 구석구석 씻기고 물기를 닦아주고 옷을 입히는 등의 과정을 충실히 수행한다. 데이비드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환자의 자택에 머무르며 환자를 돌본다. 그의 충직함과는 관계없이 때가 되면 환자들은 죽어가고, 그는 또 다른 환자의 집으로 옮겨간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간호사와 환자의 관계를 다룬 익숙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 감독은 실제 자신의 할머니가 임종할 때까지 그녀를 헌신적으로 돌본 간호사에게서 모티브를 얻어 시나리오를 썼다. 애초에 여성이던 캐릭터는 팀 로스의 적극적인 구애로 남성 간호사로 바뀐다. 남성 호스피스로서 팀 로스의 존재감은 이 영화의 독특함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 표정을 지운 채 그저 묵묵히 움직일 뿐인 데이비드의 신체는, 죽음을 향해가는 환자의 신체보다 더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 같다. <홀리모터스> <휴머니티> 촬영감독 출신 이브 케이프의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집요한 카메라는 데이비드의 무미건조한 신체언어와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긴다. 매번 각본을 겸해온 감독 미셸 프랑코는 자신의 세 번째 장편인 이 영화로 제68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 김소희
"<크로닉>의 데이비드(팀 로스)는 중병 말기 환자를 마지막까지 돌보는 간병인이다. 죽음 앞에 신체 기능이 쇠약해진 환자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는 가족보다 생판 남인 데이비드에게 마음을 연다. 그러나 데이비드의 헌신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이 남자는 환자를 가상의 가족으로 여기고 과거 자신의 어떤 기억을 보상하려는 듯하다. 오랜만에 내면으로 수렴하는 연기를 보여주는 <크로닉>의 팀 로스는, 데이비드가 가진 이타적 면모와 병적 측면을 모두 과하지 않게 표현한다. 아무도 언성을 높이지 않는 이 고요한 영화에서 제일 동적인 대목은 데이비드의 러닝 장면이다. 처음에는 체력관리로 보였던 이 광경은 서너 차례 반복되면서, 마음의 응어리를 육체의 고역으로 전치(轉置)하려는 몸부림으로 읽히기 시작한다."
= 김혜리
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4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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