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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찾아서

인사이드 르윈 _ 에단 코엔, 조엘 코엔

by 오직~ 2014. 2. 17.

예술의 길은 멀고 고단하다.

더이상 떨어질 곳 없는 삶의 마지막 단계

죽을 힘 조차 없어 보이는 절망의 끝자락에 이른다.

그래도 노래를 한다.

노래만이 희망인 자..

 

 

 

 

"서정민의 음악다방

코언 형제가 감독한 음악영화 <인사이드 르윈>(사진)을 보는 내내 좀 갑갑했다. 영화 자체가 그랬다는 게 아니라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오스카 아이작)의 삶이 그랬다. 포크 음악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이전인 1960년대 미국 뉴욕의 뒷골목을 전전하며 노래하던 포크 가수. 몸 누일 곳도 마땅치 않아 주변 사람들 집을 떠돌며 잠을 청한다. 밥 딜런 세대보다 조금 앞서 힘겹게 포크 음악을 지켰던 가수 데이브 반 롱크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르윈 데이비스가 영화 초반에 부르는 ‘행 미, 오 행 미’는 진중하고 강렬했다. 하지만 대중은 잘생긴 음악동료 짐 버키(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부른 경쾌하고 코믹한 노래를 더 좋아한다. 시카고로 건너가 ‘음악계 큰손’을 만났더니 “돈은 안 되겠다”는 냉정한 말만 되돌아온다. 음악을 그만두고 선원이 되고자 하지만, 이마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영화 마지막, 그는 노래하지만 여전히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다음 순서로 노래하던, 아마도 밥 딜런으로 추정되는 가수를 뒤로 하고 무대를 내려오는 그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2012년 국내 개봉한 영화 <서칭 포 슈가맨>이 떠올랐다. 미국의 실존 인물 로드리게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로드리게스가 발표한 앨범은 미국에서 단 6장만 팔렸을 정도로 아무런 반향도 일으키지 못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지구 반대편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그의 음반이 수백만장씩 팔려나가는 일이 벌어졌다. 다만 그곳 사람들은 로드리게스가 이미 죽은 것으로 알고 있다. 로드리게스 역시 남아공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누군가의 끈질긴 추적으로 진실이 밝혀지고, 로드리게스는 뒤늦게 남아공 공연에 나선다.

음악이란 게 참 묘하다. 같은 음악이라도 어떤 상황이나 환경과 만나느냐에 따라 엄청난 히트곡이 되기도 하고 그냥 묻혀버리기도 한다. 르윈 데이비스는 좋은 음악을 했지만,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 그의 뒤를 이은 포크 가수 밥 딜런은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반전·저항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세계적 스타가 됐다. 로드리게스의 음악은 미국에선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남아공에서는 시대를 상징하는 걸작으로 인정받는다.

그렇다면 히트곡으로 인정받고 스타가 된다고 마냥 행복해지는 걸까? 1960년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끈 실제 그룹 ‘포시즌스’의 음악과 얘기를 소재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 <저지보이스>를 봤다. 뉴저지의 ‘촌뜨기’들이 결성한 포시즌스는 ‘셰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스타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큰 성공을 거둘수록 멤버들 사이는 삐걱댄다. 누구는 사채 빚에 내몰리고, 누구는 외지를 나도는 공연 투어가 지겹다며 집으로 돌아간다. 누구는 자신이 무대와 맞지 않는다며 프로듀서로 전향하고, 누구는 솔로 가수로 독립한다.

<저지보이스>는 나름의 해피엔딩을 맞지만, 현실에선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음악 자체보다 이를 통해 벌어들일 돈과 명예에 더 집착하게 될 경우 특히 그렇다. 음악, 삶, 행복…. 좀처럼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다.

문득 <서칭 포 슈가맨>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로드리게스는 남아공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다. 남아공에서 슈퍼스타로 살 수도 있었지만, 그는 이전처럼 디트로이트의 평범한 노동자로 살아간다. 눈 덮인 길을 자꾸 미끄러지면서도 묵묵히 걷는 그의 모습은 행복해 보였다."

20140207 한겨레

 

 

 

감독 : 에단 코엔, 조엘 코엔 2013作

배우 : 오스카 아이삭(르윈 데이비스), 캐리 멀리건(진), 저스틴 팀버레이크(짐)

20130208 씨네코드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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