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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초조대장경 판본 2037권 DB화 종림 스님

by 오직~ 2010. 6. 8.

 

“위대한 지식 문화유산인 고려 팔만대장경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계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모든 게 부처의 불가사의한 인연이 빚어낸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불교 경전 총서인 고려대장경 연구에 몸바쳐온 노스님의 얼굴에 아이 같은 미소가 번졌다. 지난 2008년 팔만대장경으로 잘 알려진 13세기 고려재조대장경 전체를 디지털 자료화하는 대업을 이루었던 고려대장경연구소 이사장 종림 스님(66). 그가 최근 또다른 위업을 일궈냈다. 2004년부터 연구소 팀원, 학자들과 6년여간 정진한 끝에 재조대장경 원형인 11세기 고려초조대장경 판본 2037권의 전모를 한국과 일본에서 일일이 촬영하고 올해초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화시키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1011~1087 제작된 재조대장경 모태
일 유학시절 친분으로 ‘난젠지본’ 촬영

 

7일 오전 열린 ‘한일 공동 초조대장경 복원간행위원회’ 발족식장(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종림 스님을 만났다. 그는 “초조대장경을 어떻게 교열하고 재편집해 200여년 뒤 제조대장경으로 발전시켰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일본에 비장됐던 초조 판본을 온전히 찾아내 디지털 자료화했다는 보람이 커요. 현재 남은 판본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도, 수백여년간 교토 고찰 난젠지(남선사)에 묻혀있던 판본 1825권을 2004년부터 공동 조사해 이미지를 다 찍고 연구 자료로 갈무리했어요. 현지 학계에도 보여주지 않던 판본을 꺼내준 난젠지쪽 성의에 고마울 따름입니다.”

 

초조대장경은 거란 침략기인 1011~1087년 만들어졌다. 한 면에 23행, 한 행에 14자씩 새긴 권자본(두루마리)인데, 처음 찍었다고 하여 초조대장경으로 부른다. 편집, 구성, 필체 등에서 200여년 뒤 대 몽골항쟁 때 다시 찍은 재조대장경의 모태가 된다. 대구 부인사에 있던 경판은 1232년 몽골 침입 때 불탔으나, 고려 종이에 찍은 판본은 난젠지 본 1825권, 쓰시마 본 600여권, 국내 소장본 212권을 포함해 2700여권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난젠지 판본은 1960년대 이후 국내에 알려졌지만, 굳게 닫힌 수장고에서 감히 판본을 꺼내 촬영하고 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인연의 힘 때문이었다”고 그는 털어놓는다. 1990~92년 일본 교토 하나조노 대학 국제선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지낼 당시 난젠지 종무총장 고토노리오 스님 등 현지 사찰 관계자들과 맺은 유대가 밑거름이 되었다. “임제종(선종의 한 유파) 사찰인 난젠지는 하나조노 대학과 같은 종단 계열이고, 유학했던 한국 스님들도 많아 무난히 협조를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불교학 연구의 권위자인 루이스 랭카스터 미국 UC버클리대 명예교수, 서지학자인 남권희 경북대 교수와 정재영 한국과학기술대 교수 등이 자료 조사와 프로그램 개발 등을 도왔습니다.”

 

연구소는 내년 초조대장경 판각 1000주년을 맞아 대구시, 동화사 등과 손잡고 원래 초조본 종이와 인쇄 방식 등을 되살려 옛 판본을 복원하는 5개년 사업에 들어간다. 7일 복원간행위 발족식은 그 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종림 스님은 “활자 시대가 저무는 지금 한국과 일본이 함께 대장경 전산화 작업을 이뤄냈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진전”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작업해온 초조·재조 대장경의 디지털 정보 자료들에 더하여 불교주석서 중심의 고려 속장경 자료화 사업, 중국 돈황 고불경 사본의 비교 연구 성과를 접맥시키고 통합 디지털 대장경을 구축하는 것이 그의 마지막 숙원이다.

 

20100608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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