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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을 적다

오직~ 2015. 12. 10. 22:04

저녁밥을 먹고

연속극을 본 후

티브이를 끄고

각자 방에 들어간다.

 

늙은 노모는 불교경전을 읽으며 하루를 마감하고

늙은 자식은 신문을 뒤적이며 밤을 맞는다.

 

숱하게 큰소리로 떠들고 다투고

미워하고 애틋해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이 시각이면

삶의 지겨움과 눈물겨움이 때로 교차한다.

 

허허로운 애증의 세월이

'사랑'이며 '행복'이라는 순간의 스침이 마음을 흔드는 것도

 

거품이고 흔적이었다가

거품도 흔적도 한 점 남아있지 않는

 

사람의 일생이 엄연한데도 함부로 구는 것은

보고도 행하지 못하고 들어도 배우지 못하는

假死의 삶, 사이비 삶이기 때문

 

멍하게 흐르는 세월을 바라보다가

가는 지도 모르게 세월 가고

내가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