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_하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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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행 버스, 첫차 8시 15분, 경주시외버스터미널.
계획은 언제나 수정되기 마련이니 언양을 경유 통도사로!
빈 들이 주는 고즈넉함을 언제 또 맛보랴.
언양을 향해 가는 차창 밖 풍경
경주-언양-통도사(신평터미널)
승속이 확연히 갈라지네.
바로 절 입구까지 '발렌타인모텔'이더니 절문을 들어서니 웅장한 소나무 세례,,
통도사에서 꼬박 하루를 보내다, 꽉 찬 하루!
어느 곳을 먼저 보아야 할지 정신 차릴 수 없을 만큼 빼곡하게 절마당을 채운 아름다운 건축물들.
눈과 마음이 휘둥그레질 만큼 귀한 건물들이 꽉 들어찼다.
절마당을 한참 어슬렁거리다 한 곳씩 눈여겨보기로.
언제나 어디서나 예상은 빗나간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니 고즈넉한 산사의 방문이 되겠구나 생각했건만
절의 행사로 엄청난 인파가 북적,,
건물보다 사람이 먼저 보여 씁쓸했다.
그럼에도 불국사때와는 다른 양상. 관광객들이 아닌 신도들의 행사로
덕분에 끼어 절밥도 얻어 먹고 더불어 백팔배도 하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다 신도 한 분한테 쫓겨날 뻔 하기까지..
그러나 절집은 한산해야 제 분위기. 본전을 뒤로 하고 암자들을 향해 예의 걷기 시작했다.
'과거를 생각'한다는 게 어리석기 그지없다.
자연이든 사람이든 세월의 간격을 어찌 이겨내겠는가
우거진 숲길을 걸어 암자에 이르리라던 생각은 착각, 암자 코 밑까지 도로가 깔렸으니 달리는 차들과 함께 걸어야 한다는 걸 생각도 못했다.
그러나 이왕 나섰으니..
볼품이란 찾아볼 수 없는 암자 한 곳을 지나
겨우 '자장암'은 찾아볼 만 했다.
그렇지만 목적지가 무슨 소용 있는가.
볼 품 있으면 금상첨화지만 그렇지 않다해도 자연이 주는 바람과 공기를 얻기 위해
여행은 걷는 것이다!
산길을 돌아 걷기를 마치고 다시 통도사를 찾았다.
오전의 야단법석은 사라지니 이제야 절은 제 모습.
긴 그림자를 드리운 해 질 녘의 통도사는 아름다움으로 충만하고...
귀하고 아름다운 절, 부디 스님들이 잘 가꾸시기를 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