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록
인간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천륜(天倫)의 법칙에는 당할 수가 없다. 인간이 아무리 강력하게 도전한다 해도 결코 자연을 완전히 정복할 수 없듯이 말이다.
꽃잎이 피려면 금풍(金風 : 여름의 꽃이 피어서 열매를 맺게 하려면 가을의 차가운 기운이 있어야 한다. 가을은 '금' 기운의 상징이고 방위는 서쪽임)이 불어야 한다.
북빙하의 빙산이 완전히 녹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첫째, 대양의 물이 불어서 하루에 440리의 속도로 흘러내려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을 휩쑬고 해안 지방이 수면에 잠기게 될 것이다.
둘째, 소규모 전쟁들이 계속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인류를 파멸시킬 세계 전쟁은 일어나지 않고 지진에 의한 자동적 핵폭발이 있게 되는데, 이때는 핵보유국들이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민중의 시대가 핵의 시대를 대치해서 이를 제압할 것.
셋째, 세계 인구의 60퍼센트 내지 70퍼센트가 소멸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동남 해안 쪽 1백 리의 땅이 피해를 입겠지만 우리나라 영토는 서부 해안 쪽으로 약 2배 이상의 땅이 융기해 늘어날 것이다.
넷째, 파멸의 시기에 우리나라는 가장 적은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 이유는 한반도가 지구의 주축(主軸) 부분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이 정역 시대(正易 時代)에 태어났음에 감사해야 한다.
.. 중러 전쟁과 중국 본토의 균열로 인해 만주와 요동 일부가 우리 영토에 편입되고..
현재는 지구 표면에 물이 4분의 3이고 육지가 4분의 1밖에 안 되지만, 이와 같은 변화를 거치고 나면 바다가 4분의 1이 되고 육지가 4분의 3으로 바뀌게 된다. 또 인구의 60~70퍼센트가 소멸되고, 육지의 면적이 3배로 늘어나는데 어찌 세계의 평화가 오지 않겠는가..
앞으로 동아시아의 미래에 있어 토인비 교수의 예측과 달리 중국의 주도적 역할보다는 우리나라의 역할이 더 강화될 것이다.
모든 業은 마음이 迷한 데서 비롯된다.
진짜 보배를 만났으면 아무리 공들여 얻은 것이라도 가짜는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작은 집착을 벗어던지지 못해 귀한 보물을 얻지 못한 것이다. 중생의 인생살이가 이와 같다.
혹자는 도인도 죽는데 어찌 생사가 없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겉을 보고 하는 소리다. 옷 벗는 모습을 보고 죽었다고 할 수는 없다. 세상 사람들은 이 '옷'을 자기 '몸'으로 착각한다. 그러다 보니 죽음의 경계에 걸린다.
그러면 도인이나 성인은 무엇을 자기 몸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몸 밖의 몸, 육신 밖의 육체를 지배하는 정신, 좀 어렵게 말하면 시공이 끊어진 자리, 이것을 자기 몸으로 안다.
시공이 끊어진 자리란 죽으나 사나 똑같은 자리, 몸을 벗으나 안 벗으나 똑같은 자리, 우주가 생기기 전 시공이 끊어진 자리, 생사가 붙지 않는 자리를 뜻한다.
부처는 바로 이 '자리'를 가르쳐 주기 위해 오셨다. 이 세상이 한바탕 꿈이란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온 것이다. 꿈속에서 덥고 춥고 괴로운 경험을 했을 것이다. 꿈을 만든 이 육신이 한 평도 안 되는 공간에 누워 10분도 안 되는 시간의 꿈속에서 몇 백 년을 산다, 그러다 보면 우주의 주체가 '나'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곧 '내'가 우주를 만드는 것이다. 우주 속에서 내가 나온 것이 아니다. 세간(世間)의 어리석은 이들은 꿈만 꿈인 줄 알지 현실도 꿈인 줄을 모른다.
화두(話頭)는 자성(自性)을 깨달아 가는 법이다.
사람들이 나쁜 지견과 분별심이 많으므로 그것을 없애려고 말과 생각의 길이 끊긴 '本分의 말'을 드러내어 악지악각(惡知惡覺)을 깨뜨리게 되는 것이다.
"꿈이란 정신이 노는 것입니다. 꿈속의 꿈만이 꿈이 아닙니다. 폐하가 한 생각을 일으키면 그것 또한 이미 꿈입니다. 한 생각이 일어나는 순간 꿈이 생겨나고, 꿈이 있으면 이 우주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우주의 주체는 무엇인가? 우주의 주체는 곧 우리의 한 생각이다. 만약 우리의 마음에서 한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몸뚱이는 송장에 불과하고, 이 우주 또한 공각(空殼 : 곡식이나 열매 따위의 빈 껍질)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마음의 본체를 알게 되면 우리의 한 생각에서 생겨난 모든 지엽적인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시비분별을 하지 않게 된다.
49년간의 설법이 결국은 팔만대장경이 되었으니 굉장히 장엄한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그 모든 설법은 화엄 세계로 데려가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우주 만유가 있는 그대로 평등..
"물건이 가지런하지 않은 것은 물건의 실정(實情)이다." 이는 산이 높고 물은 깊고 따오기는 희고 까마귀는 검고 조리는 새고 바가지는 새지 않는 그대로 각각 평등하다는 뜻이다.
죄가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죄는 망상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면 망상은 어디로부터 생겨나는가?
그것은 마음으로부터 나온다.
그 마음은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마음은 나온 곳이 없다.
마음이 나온 곳이 없는데, 죄가 어디에 있겠는가.
☆ 탄허록 (2012)
- 탄허 / 한겨레출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