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내소사 (1)
수령 700년의 느티나무
절 바로 앞까지 점령한 음식점만 아니었다면
일주문까지의 공간이 넉넉하게 주어졌다면 금상첨화일텐데...
700년 수령 당산인 느티나무가 일주문 앞에 절을 수호하고 있다.
위용이 시퍼래서 일주문이 오히려 초라할 정도,,
우러른 느티나무와 맞절하고 일주문을 들어선다.
날씬하게 뻗은 전나무가 시원하게 길을 터주고
나무의 향기가 은은하다.
느릿느릿,, 걷다 전나무길 끝에서 만나는 벚나무 터널
좌우로 인사하듯 줄맞춰 서서
천왕문까지 소담한 오솔길을 만든다.
능가산도, 천왕문도 보일듯 말듯 숨기고 있다!
(여름이라면 정말 보이지 않을듯)
그리고 천왕문
사천왕들이야 어느 절이든 귀엽기만(!) 하고
천왕문을 들어서면 절의 앞마당이다.
주요 건물들과 능가산 자락까지
더도덜도 말고 맞춤한 제자리에 위치한 모습들이 한눈에 보인다.
천년 느티나무가 자태도 우람하게, 그 우람한 가지는 우아하게,, 눈길을 사로잡는다.
천년.. 가늠할 수 없는 세월 앞에 한 사람의 인생이야 검불같지.
눈이 아프도록 가슴에 찔러넣고 돌계단을 오른다.
종각, 봉래루가 맞는다.
단청이 떨어진 내소사의 묘미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소박깔끔하게 세워진 봉래루를 고개 숙여 통과하면
아, 대웅보전,,
능가산 봉우리가 광배인 듯
대웅보전 자체가 부처님이다!
봉래루에서 바라보는 대웅전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지붕, 현판, 문창살, 주춧돌,,
또 계단
부처님 향해 들어갈수록 조금씩 높아진다.
오른쪽으로 단아한 설선당을 본다.
원교 이광사의 글씨들..
'천왕문'도 '대웅보전'도 '설선당'도 '봉래루'도..
휘늘어지는듯한 현판을 감상하고 부처의 품 안에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