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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은 줄이세요, 약자들이 멍듭니다”

오직~ 2010. 11. 5. 14:31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피자전투’는 계속된다
 

피자를 공격하는 바퀴벌레,

라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다. 문제는 그 피자가 어떤 피자인가, 그 바퀴벌레가 어떤 바퀴벌레인가다.

 

오늘의 초대손님 문용식(51) 나우콤 대표는 자신이 경영하는 인터넷 기업을 바퀴벌레에 비유했다. 밟아도 밟아도 안 죽고 끝까지 살아남은 사이버계의 바퀴벌레라는 이야기다. 인터넷 선사시대라고 할 만한 1992년에 ‘나우누리’라는 피시통신 브랜드로 시작한 나우콤은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도 살아남았다. 2008년 촛불시위 정국에선 이명박 정부의 ‘도움’으로 인터넷방송서비스인 ‘아프리카’를 널리 알리기도 했다. 심지어는 덕산그룹, 한창그룹, 삼보두루넷으로 이어지는 3개의 모회사가 쓰러질 때마다 꿋꿋이 버텼다. 현재 3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연매출 8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문용식 대표는 “기업은 사람의 공동체”라는 말을 강조했다. “공동체를 운영할 땐 가치관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우콤에서 비정규직을 모두 없앴다는 사실은 그 가치관의 작은 조각을 드러낸다.

 

얼마 전 문 대표와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간의 트위트 논쟁이 화제가 됐다. 문 대표는 이마트에서 파는 피자를 ‘탐욕’으로 보았다. ‘영세상인들이 흘릴 눈물’로 보았다. 이 논쟁에 많은 사람들이 가세했고 “누구의 논리에 공감이 가느냐”는 트위트 투표까지 진행중이다. 정 부회장은 트위트에서 문 대표에게 “분노는 줄이도록 하세요. 사회가 멍듭니다”라고 썼다. 오늘 트위트 밖에서 문 대표가 날린 직설을 정 부회장의 화법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탐욕은 줄이도록 하세요. 약자가 멍듭니다.” ‘피자전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홍구(이하 한) 오늘은 모처럼 사성장군을 모셨습니다.(웃음)

서해성(이하 서) ‘검색해보니 이분 그럴 만도 하네요’라고 정용진 부회장이 전과를 암시하듯 비아냥거렸죠? 약점인 양 깐 셈인데, 자칫 잡범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으니 설명을.

 

문용식(이하 문) 1980년대에 3번 구속됐어요. 전두환이 광주학살 뒤 체육관에서 대통령 취임하기 전에 정치인·언론·학생 다 잡아넣었으니 아무 문제 없을 줄 알았겠지. 취임 보름 지난 81년 3월19일 대학가 첫 시위로 ‘축하 이벤트’를 벌였죠. 그때 1년. 학교 잘린 뒤 광주에 내려가 고등학교 강사를 했는데 전남대 시위에 얽혀 또 1년. 84년 1월 복학해서 노학연대 주장하는 민추위 결성하고 <깃발>을 발행하다가 3년여. 세번째 징역 사는 중에 6·29 항복이 나와도 안 내보내주데.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덕에 10월에 나왔어요.(웃음)

 

올림픽이 6월항쟁보다 세구나.(웃음)

 

20대에 독방에서만 5년1개월을 살았죠.

 

데모꾼 중에서도 징역복이 터진 경운데.

 

“20대에 5년…그래 나 징역복 터진 사람이다”

징역 힘들게 사는 사람도 많은데 난 감옥에 가면 묘하게도 마음이 편해져…책도 보고 영어공부도 하면서 신나게 징역을 살았죠.

 

마지막 징역이 중요한데 지금 현실문제랑 연결되니까.

 

징역복 끝났다 생각했는데 웬걸 2008년 6월에 서울구치소를 또 갔어요. 20년 만이었죠.(웃음) 웹스토리지사업을 하니까 저작권자들이 자주 항의를 하죠. 영화인협회에서 업체 몇을 검찰에 고소해서 4월에 조사를 받았어요. 저작물 보호조치를 한 부분이 있어서 담당검사가 불구속 기소될 거란 언질을 줬죠. 한데 하필 5월에 촛불시위가 터지자 시위 현장을 ‘아프리카’가 생중계하고 하루 평균 70만명이 접속하면서 대검에서 구속수사 지침이 내려왔다고 하더라고요. 한달 반 살고 왔죠.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데 실제로는 너무 좋아진 거라. 교도소 화장실, 수도꼭지, 선풍기 같은 건 물론이고 신문 방송 맘대로 보지, 글도 쓸 수 있지. 옛날엔 ‘신문 한 쪼가리하고 볼펜 한 자루만 주면 평생 징역 살겠다’고 했거든.(웃음)

 

‘직설’이 지식인 100명만 감옥 갈 각오로 싸우면 어떤 정권도 두려울 게 없다고 주장하는데 문 대표는 딱 오성장군 예약해놨네요.(웃음)

 

감옥 좋아진 건 민주정부 10년의 결과물이죠. 보편적 인권의 확대. 잃어버린 건 보수들이 볼 때 독재죠. 자기 맘대로 해먹을 수 있는.

 

징역 덕에 아프리카는 ‘캐즘’(chasm)의 벽을 뛰어넘어버렸어요. 얼리어답터가 쓰다가 보편적 서비스로 성장하기까지 간극을 ‘캐즘’이라고 하는데.

 

이피엘(EPL·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경기 중계한 덕도 크죠? 박지성 선수한테 감사패라도.

 

이명박 대통령한테도 드려야지. 구속시켜주셔서 고맙다고.(웃음)

 

아프리카, 다음 아고라, 그리고 미네르바. 당시 인터넷 표현 문제에서 크게 이슈가 됐던 것들인데, 당사자로서 돌이켜보면.

 

엠비정권이 인터넷에 무지하달까 무서워한달까. 대한민국 역동성이 인터넷에서 나오는데 활용은커녕 적극 배척만 하니. 며칠 전 안상수 대표가 인터넷에서 한나라당 여론이 2 대 8로 불리하다, 앞으로 1만 디지털 지도자를 양성해서 승리로 이끌겠다고 했죠.

 

직업 알바를 육성하겠다?

 

여론이 안 좋으면 정책을 바꿔 설득할 생각을 해야지 알바를 키워서 조작하려고 드는 이런 사람이 집권당 대표라니.

 

트위터는 언제부터.

 

올여름인데, 대표의 중요한 일이 조직관리라서. 젊은 직원들에게 트위터가 트렌드잖아요.

 

어쩌다 정 부회장하고 트위트질을 하게 됐는지. 트친은 아닐 테고.

 

누가 리트위트한 걸 우연히 봤어요. 경제신문에 신세계 복리후생에 관한 기사 났다고 자랑했다더라고. 그래서 ‘주변상권은 다 붕괴시키면서 회사직원 복지만 챙기면 되는거냐구여?’라고 가볍게 잽을 날렸죠.

 

정 부회장이 조국 교수와 ‘피자논쟁’을 할 땐 가만히 있다가 왜 뒤늦게 ‘욱’했어요?

 

에스에스엠(SSM·기업형슈퍼마켓)이 민감한 때에 자기들 복리후생 자랑만 하고 있으니까.

 

이마트에서 피자 파는 게 뭐가 잘못이죠?

 

한국 최고 유통기업이면 글로벌하게 경쟁해 비전과 전략을 찾아야지 피자 팔아 얼마나 벌겠다고…. 유럽의 마트에서 술도 못 팔게 해요. 영세상인 보호하려고.

 

대기업 오너는 ‘소통하는 척’만 하는가

월마트 논쟁이라고, 대형유통회사가 들어왔을 때 인근 중간규모 슈퍼마켓과 구멍가게가 소멸하는 게 과연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느냐. 독일은 소규모 상가의 10% 매출 하락이 예상되면 입점이 안 돼요. 프랑스는 91평 이상의 점포가 도심에 들어올 땐 허가가 너무 까다로워 파리 중심부엔 대형마트가 없어요. 하지 말라는 거지.

 

그게 ‘베니스의 상인법’이지. 미국은 생필품 파는 월마트하고 식료품 파는 세이프웨이에서 파는 물건 종류가 달라요. 한국은 그게 한 건물 안에 있어. 근데 이게 하나 들어서면 구멍가게 몇 개가 문을 닫느냐는 거죠. 요즘은 일부러 동네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사요.

 

정 부회장이 소비를 이념적으로 하느냐고 했는데 모르고 하는 이야기죠. 음식에는 이데올로기가 맛의 상당부분을 차지하죠. 피자만 해도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이 숫제 거리에서 팔아대면서 퍼진 거잖아요. 감자, 옥수수 내력을 알면 절대 그 소리 못 하죠. 프랑스혁명은 곧 빵을 달라죠. 대중은 칼로리만 채워 넣는 게 아니라 거기 깃든 다양한 문화와 가치도 소비하는 거거든. 근래 커피니 하는 게 비물질적 기호사냥 요소가 강하죠. 공정무역, 착한 소비는 다 뭔가요. 그마저 대형유통자본이 ‘이념’을 먹는데. 이마트의 싼 피자에는 노조무력화 경영이라는 ‘거룩한 철학’과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의 눈물이 스며 있어요.

 

신세계 같은 대기업이라면 서민과 더불어 사는 상생과 사회적 책임을 고민해가면서 경영을 해야죠. 윤리경영이란 게 뇌물 안 받고 그런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에요.

 

신세계가 원래 이상의 <날개>에 나오는 ‘미쓰코시 백화점’이죠. 식민지 한국의 허영과 사치, 소비유통을 상징하는 르네상스식 건물. 윤리가 없으면 자본은 깡패나 마찬가지죠. 빅3 백화점 매출에서 신세계가 22%(2008)로 롯데에 이어 2등이죠. 이마트는 전체 할인점 매출 35%로 1등, 연매출 10조(2009)가 넘죠. 대형유통회사들이 고용한 노동자 중 70%가 여성인데, 그중 80%가 비정규직이에요. 그런데 후생복지 운운하면…. ‘알바’라고 부르는 나쁜 일자리(여성노동의 주변화, 성불평등 등)가 유통·서비스를 중심으로 일반화하고 있어서 큰일이죠.

 

비정규직 80%는 ‘우리 직원들’ 문제가 아니다라는 거지. 여기서 ‘우리’란 용역이나 파견직 빼고 정규직만을 지칭한 거죠.

 

피자논쟁을 대하면서 노동법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기존 노동법이 공장제 체계 산물이라면, 이미 유통과 서비스 분야가 너무 커졌잖아. 이제 이쪽으로 이동해야 해. 노동법의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거죠.

 

정말 중요한 지적인데, 전태일 40주기를 맞아 또 노동자(금속노조 구미지부장 김준일)가 분신을 했잖아요. 전태일이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고 한 게 그때 근로기준법이 좋았거든. 지킬 생각 없이 만들었으니까.(웃음) 지금 이마트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라면 뭘 지키라고 하면서 싸워야 할까. 그 사람들을 보호해줄 법적 체계가 없어요.

 

한 교수가 평소에 하는 말처럼 ‘헌법을 지켜라’라고 해야죠. 현행 헌법 119조 ‘시장지배력 남용하는 일 막기 위해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개헌한대잖아. 대통령 중임제가 핵심이지만 속마음은 119조를 없애는 걸 거야.

 

이번에 본의 아니게 설전하면서 대기업 오너의 소통이란 게 뭔지 알았죠. ‘어, 나 트위트도 해.’ 내가 지적한 문제는 피하고 ‘반말했다’만 물고 늘어져.(웃음) 듣기 싫은 말 하면 트위트에서 언팔하고 블록하고. 쓴 이야기를 들을 귀가 있어야 소통이죠.

 

소통 제스처, 소통 쇼죠. 지배세력의 케케묵은 상투적 대중지배전술.

 

정 부회장 말에서 뺄 수 없는 게 ‘아무리 왼쪽에 서 계셔도 분노는 줄이도록 하세요. 사회가 멍듭니다’라는 거였어요. 대기업 폐악이 얼마나 많아요. 배임, 횡령, 비자금, 탈세, 불법상속…. 가진 자들의 탐욕과 부패가 대한민국을 멍들게 하는데, 그걸 항의하고 개선하라는 요구가 멍이라니 적반하장이죠.

 

초강력 모바일 시대, 저작권의 갈 길은

부패를 검경, 세무, 관료,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라는 재벌 장학생 나으리들이 법과 제도와 애정으로 보필해주시니 대개 무죄이자 죄를 지어도 곧 특사죠.

 

가진 자들이 도덕성과 책임성을 높이지 않고서 선진국이 될 수 없어요. 노조도 못 만들게 하면서 무슨 글로벌을 말해요.

 

자본의 야만성인데, 야만의 정당화에 빠다 칠을 한 게 ‘비즈니스 후렌들리’죠. 강자가 다 처먹는 게 법과 세상이라고 까놓고 말해버리면 차라리 낫죠.

 

흔히 ‘사자와 토끼를 한 우리에 넣어놓고’라고 하는데 원래 블레이크가 비유할 때는 ‘사자와 소’였죠. 동물원에서 사자에 야성을 잃지 말라고 산 채로 던져주는 ‘음식’이 토끼지.(웃음) 정 부회장 입장에선 ‘낚였다’고 볼 수 있겠어요. 반말에 흥분해서.

 

욱해갖고 내 과거를 들이대는데 참담한 분노를 느꼈어요. 자기가 대기업 하면서 큰소리칠 수 있는 오늘의 역사를 누가 만들었느냐는 거죠. 독재 시절 감옥 가고 고문당하면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 없으면 불가능했죠.

 

민주화해서 죽 쒀서 개 준 거죠. 그런데 ‘분노’가 많은 건 사실 아닌가요?(웃음)

 

출산율 최저, 자살률 최고…죽음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이 모순덩어리 생명을 죽이는 사회에 살면서 어떻게 분노하지 않을 수 있어요.

 

80년대에 ‘슬픔도 분노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 자’라는 말이 있었죠. 문 대표는 피시통신 시절부터 통신업 일을 하다 사양길로 접어드는가 싶더니 부활했는데.

 

나우누리는 선사시대 브랜드인데 여전히 살아 있죠. 통신환경의 비약적 발전이 있었고, 지금은 초고속 인터넷에서 무선 인터넷으로 확장되어가는 또 한번의 전환기로 메가트렌드가 시작되고 있죠. 세상에 미치는 영향이 유선이 10이라면 모바일은 곱하기 10이죠.

 

인터넷에서 정작 표현의 자유는 거꾸로 가고 있죠.

 

댓글을 쓰려면 10만명 이상 사이트에선 반드시 실명인증을 해야 해요. 정보통신망법상의 불법정보유통 금지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게시물 삭제처리를 제멋대로 하고. 수사기관이 개인통신기록을 거의 무제한 열람하죠. 검찰, 경찰, 군, 국정원, 국세청, 금감원, 공정위, 문광부 저작권 특별수사팀까지. 자동차가 막 발명됐던 빅토리아시대 우스꽝스런 법(Red Flag Act)이 있는데, ‘자동차 1대엔 반드시 운전수 3명이 있어야 한다. 1명은 붉은 깃발을 들고 55m 앞을 달리면서 자동차가 온다는 걸 알려야 한다. 최고속도는 6.4km

 

저작권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을 텐데.

 

인터넷이 삶의 3대 축이라 할 학습, 노동, 오락을 다 바꾸고 있어요. 지금 저작권법은 콘텐츠가 굉장히 귀할 때 만들어진 거예요. 아날로그적 관점에서 콘텐츠 유통체계와 질서를 보호해주는 게 저작권 기본뼈대죠. 디지털시대엔 어떻게 그 문화향유를 장려할 거냐는 마인드가 있어야죠.

 

디지털시대엔 저작권 문제에 새롭게 접근해야 해요. 사실 콘텐츠 대부분을 제국주의가 생산하고 있어요. 여러모로 카피레프트운동은 필요합니다. 지식정보사회에선 지식독점이 계급독점, 국가단위 독점으로 이어지는 거죠. 지식독점 해체 없이 선량한 사회는 어렵죠. 그걸 유지하는 게 베른협약(1886)에 기초한 저작권법인데, 저작물의 비영리적 접근과 사용은 전면 허용해야 합니다. 고작 개인블로그에 사진 올리는 게 무슨 상업행위라고 통제합니까.

 

학생 때부터 알아온 사이지만 촌놈 문용식이 인터넷 시대 선두주자가 되었어요. 당면투쟁을 회피하지 않는 정신과 새로운 변화에 자신을 내던지는 자세가 배어있다 보니 의도하지 않게 논란의 중심이 되었네요.

 

이번 트위트논쟁은 단지 문-정 사이 댓거리가 아니에요. 이참에 에스에스엠 규제법을 사회이슈로 재점화해 묵히고 있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해요. 자본의 최소 윤리성, 서민 보호를 명확히 해야죠. 문 대표는 싸움을 거두지 말고.(웃음) 서민 운운하는 정당들은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고.

 

“트위트만 하지 말고 사이버 피자 팔아보라”

비정규직과 여성노동, 그 첨단에 대형유통자본이 서 있죠. 이랜드와 뉴코아 백화점 등 최근 벌어진 주요 비정규직 투쟁의 상당수가 유통이거든. 이건 진보진영의 재구축과 민주진영 재집권전략에서 핵심입니다. 이거 빼놓고 정치공학이나 민주진영 이합집산 골백번을 해봐야 소용없어요.

 

이걸 한마디로 묶어 ‘피자전투’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비정규직, 소상인 등 핵심문제가 유통·서비스업에 있는 만큼 피자전투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합니다. 문 대표는 트위트를 접지 말고 계속하라!(웃음) 정 부회장은 물론 독자들에게 트위트를 날린다면.

 

기업도 사람이다.

 

좀더 길게, 140자로.

 

“기업은 사람 공동체다. 이 시대 화두는 ‘함께 살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영세 상인이 모두 함께! 기득권자들의 사회적 책임이 정말 중요하다.”

 

트위트만 하지 말고 문 대표도 사이버 피자 팔아 봐요.

 

‘아프리카 피자’ 판매하세요.(웃음)

 

사이버 피자를 팔아야겠네. 별풍선(현금화하는 사이버 머니) 말고 피자 아이템을 한 판 주는 걸로.

 

지금 국회에서 자본·보수·친외세(FTA 관련)가 연합해서 서민과 500m 경주를 하고 있는 셈이거든요. 구멍가게 500m 이내 에스에스엠을 규제하자는 법. ‘이마트가 저마트가 될 때까지.’ 피자전쟁에서 승리하시길.

■ 직설잔설

구멍가게의 슬픔

구멍가게는 큰 점방을 낼 돈도 없고, 시장에 나가 좌판을 펼치기에는 힘도 부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살림도 하랴 애도 보랴 밖에 나가 가게 하기 힘든 아주머니들이 담 한쪽을 헐어 담배도 팔고 이것저것 추억의 불량식품도 팔던 곳이었다. 시장까지 가기 귀찮은 동네 사람들은 가깝고 외상을 달 수 있는 이곳을 애용했다. 꼬마들도 눈깔사탕과 딱지와 구슬을 통해 여기서 처음으로 돈의 위력과 시장경제를 만났다.


서울 사대문 안이었던 우리 동네에는 내가 국민학교 3~4학년 무렵이었던 1960년대 말, ‘슈퍼마켓’이란 것이 처음 생겼다. 지금은 서울경찰청에 경희궁의 아침과 같은 요란한 건물이 즐비하지만, 그때는 우리 바로 옆집은 초가집이었고, 집 앞으로 우마차가 다니곤 했다. 민족중흥과 조국근대화가 우리의 역사적 사명이던 시절인지라 상호도 ‘근대화 슈퍼’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체인’이라는 말까지 붙더니 서울의 웬만한 곳에는 ‘근대화’ 간판을 단 연쇄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근대화 슈퍼’는 대개 골목 모퉁이 구멍가게의 대여섯배 되는 크기였지만, 미국유학생인 외삼촌은 미국에 가면 슈퍼마켓이란 이런 가게의 100배쯤은 된다고 가르쳐주었다. 우리네 골목이 ‘근대화’되면서 작은 가게들은 사라지고, 조금 큰 가게들은 간판을 ○○슈퍼로 바꿔 달았다.

 

한국에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가게가 미국에서 수입된 것도 그럭저럭 20년쯤 된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대공세를 이겨내고 간신히 살아남은 동네슈퍼들은 지금 슈퍼슈퍼마켓(SSM)의 대공세에 허덕이고 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 밀려 문을 닫은 동네슈퍼가 1만1천곳이라고 한다. 물이 발목까지 차 있으면 파도가 쳐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지만, 이미 물이 턱에까지 차 있으면 잔물결에도 물을 먹게 된다. 대형마트 424개의 매출이 8만7천개가 넘는 구멍가게들 매출의 네배가 넘는 31조라고 한다. 구멍가게가 단지 추억의 공간이라면 그건 인천의 수도국산 박물관에 가서 얼마든지 만나도 된다. 그러나 구멍가게에서 일하는 15만 종사자들을 모두 박물관에 보내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한홍구

 

 

20101105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