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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당평전3

오직~ 2009. 12. 10. 16:12

 

* 완당의 편지 구절들

 

 

彈指之頃 春已夏矣

손가락 퉁길 사이에 봄이 벌써 여름이 되었으니..

 

 

世間前塵影事 只令人惘然

세상사는 먼지 같고 그림자 같은 일이라 다만 사람을 망연자실(茫然自失)하게 합니다.

 

 

天地茫茫 生耶死耶 此何人斯

하늘과 땅의 아득한 사이에 살아 있는 것인지, 죽은 것인지! 이사람은 도대체 어찌된 사람인지요?

 

 

春風已老 山中雜靑 亦皆已花 攬物之感 無以收拾
봄바람도 이미 한풀 꺾였는지 산 속에는푸르름이 가득하고 꽃이 만발합니다.
자연을 보는 감정을 수습할 수 없습니다.

 

 

足於性者 天損不能入
타고난 본성에 만족하는 자에게는 자연적인 재앙도 끼어들지 못한다.

 

 

 

 

* <雲外夢中>첩 中 紫霞 申緯(掃落葉頭陀)의 律詩


舫閣雪消風軟時
南簷奇暖坐如癡
初長冬至陽生日
更好梅花竹外枝
掃葉頭陀禪是墨
眠雲道士偈爲詩
喚廻塵世蘧蘧夢
一點靑山落硯池


방각에 눈이 녹고 바람이 부드러울 때
남쪽 처마에 따뜻한 볕 받아 우두커니 앉았자니
처음으로 동지에 양기가 생기는 날이 길고
대나무 뒤 매화꽃 가지 더욱 좋아라
낙엽을 쓰는 두타는 글씨 쓰는 일이 참선의 경지이고
구름에 잠든 도사는 시 짓는 일이 깨달음의 게송일세
속진의 세상에 꿈을 깨어보니
한 점 청산이 벼루못에 빠져 있네
- 소낙엽두타가 아직 남은 뜻이 있어서 다시 한 편의 시를 적었다.
   (掃落葉頭陀 獨有餘意更題一詩)

 

 

 

 

* 권돈인의 추사에 대한 추모시 中

 

寂寂思君喚奈何
經堂畵室舊槃阿
千秋萬古無窮事
都付夢騰一刹那
고요한 가운데 그대 생각하며 불러본들 어이하리!
경전을 배운 집, 그림 그리던 방과 옛적에 배회하던 언덕
천년 만년토록 끝없이 이어지는 일은
모두 한순간의 꿈 같은 일로 보내버린다.


寸心斜日百年愁
況復相思碧海秋
마음은 지는해와 같아 백년을 근심하건만
서로 그리워함은 가을의 푸른 바다와 같다.


銀河洗筆錦裳披
爾芽文章一發之
零落珠花春去盡
賸香無處蜨蜂知
은하수 맑은 물로붓을 씻고, 비단 치마 펼치고서
전아한 문장을 한번 써 내려간다.
아름다운 꽃도 봄이 가면 다 떨어지니
향기 남아도 나비와 벌이 알 길이 없도다.

 

 

 

 

☆ 완당평전3

 - 유홍준 -

 

 

詩人 완당이기도 하다.

편지글의 표현이 애달프게 詩的이다.

칠십평생을 따라가다 보니

호기심 왕성하고 엄혹한 학구파의 완당과,

유배지에서의 고독한 완당,

늙으막의 서글픈 편지글 속의 완당이 교차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