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당평전1
* 잘되고 못되고를 가리지 않는다
* 84세의 옹방강이 31세의 완당에게 보낸 편지로 1800자에 달하는 장문의 서찰中
실사구시의 정신을 4구 16자로 제찬(題贊)한 글귀를 완당이 표구해서 써붙였다.
窮理在心(궁리재심) 이치를 따지는 것은 마음에 있네
攷古證今(고고증심) 옛 것을 고찰하여 현재를 증명하니
山海崇深(산해숭심) 산은 높고 바다는 깈네
* 등석여의 글씨를 완당이 쓰다
봄바람처럼 크게 고운 마음은 만물을 용납하고
가을물처럼 맑은 문장은 티끌에 물들지 않네
* 완당 해서의 기준이 되는 <묵소거사자찬부분>
완당이 자신을 묵소거사라고 自號하고 스스로 찬을 쓰다
침묵해아 할 때 침묵하는 것은 때에 맞는 것이요
웃어야 할 때 웃는 것은 중용에 가까운 것이다
주선(周旋)함의 옳고 그름 사이와, 굽히고 펴며 줄어들고 뻗어나가는 즈음에
움직여 천리(天理)를 거스르지 않고 고요히 있어
인정에 어긋나지 않나니 묵소(默笑)의 뜻이 크도다
말하지 않고 깨우쳐줄 수 있다면 침묵에 무슨 손상이 있겠으며
중용을 얻어 말한다면 웃는다 하여 무엇이 걱정일까, 그것에 힘쓸지어다
생각컨대 스스로 헤아려야 그것을 모면할 수 있음을 알겠도다
* 완당이 초의에게 지어준 시
<우사연등>
초의 노스님이 글씨로 참선하고 있으니
등잔 그림자는 스스로 재미있는 듯, 붓끝이 멋지게 돌아간다.
등 불꽃 지지 않도록 내버려두니
불 가운데 연꽃이 살살 밀고 나온다.
* 다산 정약용의 학문은 18년의 유배생할이 낳은 결과였고
원교 이광사의 글씨도 22년의 유배의 산물이었듯이,
완당은 제주도 유배생활 9년간 자신의 학문과 예술 모두를 심화시킬수 있었다.
☆ 완당평전1
- 유홍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