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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라, 결혼은 거래다 / 김어준
오직~
2008. 4. 19. 01:34
정서적으로든 생물학적으로든 사회경제적으로든 그 맥락에서 결혼은 본질적으로 거래다.
제 존재의 불완전을 상대의 자산으로 보정하는 거다. 하여 우리 모두는 끊임없이 대차 대조 한다.
상대의 보유 자산이 과연 내게 교환가치가 있는 것인지 그 타산을 속물적이라 타박하는 건 착각이다.
정작 비탄해 할 것은 그렇게 교환가치를 지닌 것들의 목록이 우리 사회에선 천박할 정도로 단조롭고 물질 편향이란 사실일 뿐.
애초 호혜적 이문 없는 관계란 지속 불가능한 게 자연의 법칙이다...
역시 이해타산이 아니라 순수한 사랑이었어야 했단 식의 주말드라마는 낭만적이긴 하나 착각이다.
실패는 타산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그 타산의 목록이 잘못됐던 데 있는 거다.
자신에게 교환가치가 있는 게 뭔지 스스로도 몰랐던 게지.
지가 언제 행복한지도 모르면서 남들 목록만 베끼고 자빠져 있는 인생이 태반이니까.
결혼의 불행은 그러니까 거래, 해서가 아니라 그 거래에, 실패해서 오는 거다.
고로 결혼의 지속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주고 받는것, 그 교환 목록의 밸런스다.
그 거래의 균형이 무너지면, 결혼도 무너진다.
결혼은 에피소드 한 두 개로 매듭 나는 단막극이 아니다.
마특한 결론도 없이 평생 틀어놔야 할 연속극이라고.
그 무지막지한 주야장천 평생생활극...
소통이 안 될 때 진짜 문제는 화제가 부족한 게 아니라 외롭다는 거다.
불통은 독백보다 외롭다...
http://www.hani.co.kr/arti/SERIES/153/273878.html